
[ 2011.10.7 ] 잡지촬영을 하고 이런저런 미팅을 하며 정신없이 10월의 첫주가 지났다. 마음을 차분히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상수동의 마지막 일주일이 흘러가 버린 후 였다.
재미있게 잘 살았고 가게를 했고 카페를 했고 어린 두식이가 와서 껑충껑충 뛰어 놀며 청년두식이가 된, 3년이라는 시간동안 우리의 집과 가게 엣코너가 되어준 상수동 집.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더욱 많이 기억해 주었고 슬프고 힘든 기억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겁고 유쾌한 일들이 훨씬 많았던 곳.
박양례할머니의 말씀처럼 ‘사람을 해하지 않는 집’
우리는 이곳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채롭게 3년의 시간을 가득 채우고 나올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 줄 이야기의 한 페이지가 넘어간다.
오후 네시. 햇빛이 가장 깊이 들어오는 시간. 햇빛은 사람들의 발자욱과 그 시간과 만큼 닳고 닳은 단풍나무 마루의 결을 따라 스며든다. 가게안의 모든 사물을 더욱 투명하게 더욱 따뜻하게 하는 하루중의 가장 따사로운 시간. 따뜻한 오후의 햇살에 낡은 나무 바닥의 디테일들이 눈에 보인다.
카페의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이야기소리들이 편안하게 뒤섞인다. 이제 며칠 후면 영영작별하게 될 평화로운 상수동 엣코너의 오후.
카페의 구석테이블에 앉아 사장님 아닌 척 하며 노트북을 열어놓고 글을 끄적이고 있는데
아무도 아무도 모르게 목덜미가 찌릿해 졌다.
우리는 매번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인가.
우리는 이 곳에서 얼마나 많은 호사를 누리고 살았던가.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상수동의 어르신 집.
그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정말 감사했습니다.